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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블러드 브라더스가 완결되었다.(이하 BBB)




완결편인 11권의 전개에 대해서는 그다지 덧붙일 말이 없다.
작가가 후기에도 말했듯이 그 외의 결말을 낼수 없었잖는가.
현자의 혈통의 숙명은 1권에서 못박아둔 것이었고.
쿠롱차일드와의 공존은 불가능하는 것 역시 꾸준히 말해졌다.
그 결말까지 괜찮게 풀어나갔고 마지막에 유쾌한 서프라이즈가 있다.
정도로 하고 넘어가자.

다만 이 작품에 대해서는 완결된 시점에서 한번 언급하고 평을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러한 것이다.

BBB는 라이트 노벨의 한 작품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이 노리는 것 이상을 노리고 쟁취했다.
어떤 이야기냐하면 -모에에 기대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이다.
캐릭터의 기호성이라는 측면에서 모에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그것에 사로잡혀 지나치게 '라이트'해진 라노벨 따위 널리고 널렸다. 
그런 작품을 인쇄하는데 쓰이는 종이도 나무를 잘라서 만드는 건 똑같다.
(최후의 심판이 실존한다면 그때 나무에 대한 변명을 준비해둬야 할 것이다.라멘)

아무튼. 하던 말을 하자면.
마사가 BBB를 다른 라노베보다 중시하고 즐겁게 읽엇던 이유는 이렇다.
BBB는 일반적인 초능력을 가진 자들의 배틀물을 넘어서 인간과 다른, 인간 이상의 존재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그릴려고 했기 때문이다.

BBB의 배경은 흡혈귀가 있는 세계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역은 인간-레드 블러드와 흡혈귀-블랙 블러드
이 서로 다른 두 종족의 강하고 올곧은 개체 들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 한쪽인 흡혈귀란 존재에 대해서 작중에 쓰이는 도구정도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살아서 고유의, 흡혈귀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그리려고 노력을 했다.
그것은 작가가 그린 세계, 더나아가 작품 자체에 깊이를 더해준다.

하지만 역으로 라노베의 가능성중 하나인 미디어 믹스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기도 하다.
예를 들어서 흡혈귀들이 그냥 투닥투닥 칼싸움 주먹싸움하는거 같아도 사실 그 안은 칼싸움이라는 형태 내면에 역장, 염동, 마술 싸움이 배어들어가 있다.
(사실 흡혈귀의 힘으로는 강철로 만든 검 따위 한두번 부딫치면 바로 부러져 버린다.)
인간이 갖지 못한 힘과 감각을 가진, 인간 이상의 존재들이 싸우는데 이런 상황은 당연한 것이고 액션 장면에 깊이와 의미를 더해주지만,
동시에 인간 작가가 만들어 인간 독자에게 전하기에는 여러모로 힘든 점이 있다.
그나마 방대한 정보량을 전달할수 있는 텍스트 매체인 소설은 어느 정도 전할수 있다.
반면 애니의 경우는, 영상으로서의 한계가 있다.

사실 블랙 블러드 브라더스 애니판의 액션신이 원작을 읽지 못한 사람에게 그리 좋지 못한 평을 듣는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흡혈귀들의 기본적인 힘인 염동 자체가 작중에서 하이드 핸드라 불린다.
실제로 인간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아니, 안보이는 힘으로 싸우는걸 영상으로 어케 만들라고!

더욱이 애니는 원작의 기승전결의 '기'에 해결하는 1~3권을 다룬 것인데도 그렇다.
이후 올드 블러드들이 더 등장하고 본격적으로 맞부딫치는 후반부에 오면 더 말할 것도 없어지지.
이것은 작가 본인도 모르지 않을거다.
아니, 그 스스로 세계를 짜냈으니 남들보다 더욱 잘알 것이다.
그래도 감행한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이것은 작중 인물들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강하고 올곧다-고 BBB의 주역들에 대해 평을 했는데.
이건 그들이 성인군자라는 것은 아니다.
다 자기 고집이 있고 실수를 하며 감정에 눈이 멀기도 한다.
그리고 쿠롱차일드의 경우 존재 자체가 인류와 흡혈귀 두종족에게 해악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단점, 약점, 악까지도 껴앉고 그 앞을,
컴퍼니파는 레드 블러드와 블랙 블러드와의 진정한 공존을 향해
쿠롱 차일드는 자신들의 생존과 세계의 변혁을 위해.
한발 한발 걸어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싸우다 쓰러져서도 기어 전진할 정도로 확고히 나아갔고.
그래서 그 나름의 성취를 얻었다.

단순히 전투기술의 면만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도 다른 영역으로 그리려 했다.
대저 윤리관이나 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기술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면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그것역시 인간이 만든 것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진보되어간다.
애시당초 윤리관의 기반이 되는 정서 자체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얻은 것이고
그걸 기반으로 '윤리'가 성립되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지금의 생활이다.

같은 인간임에도 자라온 환경과 입장에 따라 얼마나 가치관이 달라지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가 바뀌는가!
조선왕조 실록을 보다보면 사관들이 아무 생각없이 한 말에, 그 말에 배어있는 사상에
현대인으로서 섬뜩할 구절이 얼마나 많은가.
아니 그렇게 과거로 갈 것도 없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도 세대차이, 가치관 차이란 얼마나 명확한가.
당장 인터넷만봐도 평행세계의 주민들이 바글바글하지! 

같은 인간조차 그럴진데 인간과 다른 신체 조건을 가진 존재, 지성이 높거나 낮은 존재, 그 문명 수준이 높거나 다른 존재가 있다면 그 가치관, 윤리관은 얼마나 다르겠나.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그려야만이 다른 존재를 올바로 그린 것이다!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나이트 워치 시리즈를 예로 들자면.
인간과 다른 존재의 능력, 삶 자체는  참으로 흥미있게 그려냈다.
그런데 다른 능력과 다른 생활이 사고방식에 그리 배어나지 않은 점은 문제이다.

물론 나이트워치 시리즈의 다른 존재는 인간의 변형된 거울이고 정치적 성격이 강하단 것에도 알듯이 작가가 어느 쪽에 비중을 실었는가 하는 문제는 있다.
그렇다곤 해도 인간이 보지 못하는 것- 어스름을 들여다보고 세계의 이면과 본질을 엿보는 다른 존재가 윤리레벨은 딱 일반 대중레벨이니.......
사람 피를 빠는 흡혈귀에는 치를 떨지만 정작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죽여서 고기를 먹는 것에는 하등의 문제의식이 없다.
이건 작가 자신이 그 부분에서 일반인이고 의식이 없어 생긴 일이라 보는게 맞다.

그에 반해 아자노 코우헤이는 인간과 흡혈귀 수준으로 신체조건이 크게 차이가 나면
인간이 흡혈귀라는 다른 존재가 되게 되면,
그 가치관 또한 변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것과 같은 맥락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천재를 그리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그냥 똑똑한 사람을 넘어 천재는 발상이 남다른 것을 말하는데.
천재가 할만할 발상을 작가가 한다면, 그 작가가 천재라는것 아닌가!
역으로, 천재가 아닌 작가가 천재를 그리지 못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그러나 천재를 그리려고 노력을 하면 여러가지 성과를 얻을수 있다.
우선 작가는 세계의 창조자로서 모든 변수를 설정할수 있고 전지적 시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걸 아는 작가의 범상한 발상' 으로 '아는게 한정된 캐릭터의 천재적 발상'을 그려내는 것은 가능하다.
다른 존재의 정서, 가치관 또한 천재의 발상과 마찬가지로
이런 시도는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작가 자신의 발전에도 힘을 더하는 것이다.
인간은 더 나은 존재가 되길 바래야 하고 작가는 더해서 더 나은 작품을 쓰려고 해야하는 거다!

BBB는 그 시도를 했다.
흡혈귀의 '다른' 영역도 괜찮아서 SF호러의 외계 괴물처럼 인간 독자가 이해 힘든 영역과 그냥 오래 사는 인간 간의 중간에서, 이야기 만들기 적합한 위치를 잡고 있다.
그래서 마사는 높게 평가한다.

뭐 BBB에도 아쉬운 점이 없다고 볼순 없다.
한쪽에 초점을 맞추면 그 밖에는 비중이 옅어지는건 당연하다.

특구가 쿠롱 차일드에 점거되었을때, 미처 탈출하지 못한 일반인들의 경우가 그렇다.
그들은 대부분 특구가 흡혈귀와 인간이 공생하는 곳이란 것도 모른다.
경제특구에 취직하거나 부모를 따라 거주하게 된 정도로.
어느날 갑자기 흡혈귀들이 나타나더니 급기야 탈출조차 불가능해졌다!
공공기관이니 뭐니 일체 마비되었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런 공포와 고난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사실 그들이야말로 컴퍼니가 주장해온 공존의 다른 면, 어두운 면이 아닌가.

그것을 무겁게 다루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라노베라 그렇게까지 '헤비'해지긴 싫었을수도 있고.
대국적으로 필요한 희생양이라 생각했을수 도 있다.
생각해보면 쿠롱 차일드 역시 그들 자신은 격렬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 갔지만,
인류가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문명을 발전시키기 시작한 이래 심해져가는
레드블러드와 블랙블러드간 관계의 모순을 한번에 터트려 해결책을 찾는, 희생양일수도 있다.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에 쿠롱왕 도주 아담이 지로의 마지막 칼을.
모치즈키 지로가 블랙 블러드를 모두 소진하고 인간 카츠라기 미미코의 레드 블러드의 힘으로 찌른 한 칼을
'훌륭하다.'고 평하고 그대로 받은 것은 그것을 깨닳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잘 짜여졌고 잘 이야기된 이야기다.
캐릭터도 세계도 자기 생명을 가지고 걸었고, 권당 페이지가 갈수록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스스로 생명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 그 때문이다. 

그리고 마무리 또한 잘되었다.

미미코는 인간 조정자만이 아니라 흡혈귀 조정자까지도 육성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공존-이란 주역들의 이상 또한 진보한 것이다.
그리고-

블랙 블러드가 피를 통해 삶을 이어가듯이,
레드 블러드는 새로운 생명을 통해 삶을 잇는다.


마지막으로 한국 그룹이 불러 화제였던 애니의 ED 영상을 링크-
하려고 했는데.
그 노래는 이 결말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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