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gle Button
회원 가입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SF] Song of Soul - (16)

조회수 11020 2003.08.17 03:56:20
상당히 늦어졌습니다;; 여름방학이라서 이리저리 놀러 다닌 것 때문인지 그 후유증이 남아 다음.. 다음.. 으로 미루던 것이 어느새 16일을 미뤘네요..
반성, 반성하면서 이번 화는 급 전개입니다.. 봐주시는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__);




- 별이 하나..


한치 앞을 바라볼 수가 없는 어둠의 늪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귓가를 때려 스쳐지나가면서.. 청각을 어지럽히는 작은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노래는 공기를 타고 허공을 머물며, 구석구석을 향하여 전해진다.

소리를 느낄 수 없는 시각과.. 촉각과.. 후각.. 그리고 미각마저도 노래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정말 꿈과도 같은 묘한 기분만이 남은 몸 속에서 발버둥을 친다.


- 별의 무리 중에 내 눈에 비춰지는 것은 너라는 별이 하나..


노래..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그 노래.
환상 같은 아늑한 꿈의 저편에서 나를 불러보았던 그 노래가 지금 청각을 통하여 확인이 되고 있다.

아직은 눈을 뜨지 못한 시각에는 파아란 우주의 빛이..
촉각에는 닿아본 적이 없는 차가운 얼음과도 같은 무언가가..
냄새로 맡을 수 있는 꽃향기와도 같은 부드러운 내음이..
미각을 통하여 맛 본적이 없던 매끄러운 그것이..


- 우주의 관대함에 빠져 어딘 가로 헤매이듯이


오감을 통하여 온 몸으로 전해져, 나를 위한 공연을 구상하듯..
아무 것도 하지를 못하는 나를 일깨워주기라도 하듯이 온 몸의 구석구석을 새하얗게 만들어준다.


- 대지의 숨결도 느껴지지 않는 그 냉혹함에서


따뜻하다고 느끼는 그것은 어머니의 품과도 같다.
온몸 속에 감춰진 모든 감각이 노래를 느끼며, 서로 다른 감각이지만 단 한가지의 감정만을 동일화 시켜 느껴버리는 그 따스함.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굉장히 기분 좋은.. 그런 감정.


- 무언가를 찾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어


그리고, 그 노래는 나를 향해 불러지고 있다는 것을..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


어둠이 걷히고, 눈을 통하여 시야는 커다랗게 열리고 있다.

그리고, 그 시야에서 맨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맞은 편의 의자에 앉아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며 노래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 대기의 상냥함도..


노래는 계속해서 연주되고, 꿈속에 갇혀버린 그 감정은 다시 되살아난다.
온 몸의 감정이 다시 따스한 무언가에 엉켜버린 듯이 반복을 행하지만, 영원을 향해 지향하는 듯한 그 노래를 거절할 수 없는 감각.


- 바람의 포근함도 느낄 수가 없는..


단지 그런 따스한 감정 중에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그런 분노 감이 피어나는 일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잊지 말았어야 할 일.
그러면서도 그런 일을 새까맣게 잊어버린 자신.
그리고 눈앞에 있는 그 '일'의 원인.

어느 것에 분노를 두어야 할지 몰라서 그 모든 것에 화를 내어버린다.

서투른 감정으로 모든 것을 지키려고 했던 자신의 노력도 모두 수포로 돌아간..
단 하나의 행복만을 바라며 그것만을 영원으로 빛 바랬던..
그 행복의 일상이 뭉개져 무언가 운명의 강가에 휩쓸려 내려가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그러한 것들을 아무 것도 알 길이 없어서 질문을 던지자고 마음먹었다.


"너였냐.."


노래는 리듬을 잃고, 거기에서 끊겨버린다.
소녀는 그 특유의 흐릿한 은색의 눈빛으로 힘없이 고개를 돌아보았다. 표정에는 여전히 무표정일 뿐이었다. 무엇하나 생동감 없는 그런 동작들은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단지,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그런 얼굴로 변하였을 뿐.


"뭐가 말입니까?"


의문 심에 지나지 않은 그 대답만이 전부였을 뿐이다.
화가 난다.
나 자신뿐만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 놓여지게 된 것이 어쩐지 이 녀석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저 흘러가는 일상 중에서 들려왔던 기분 좋은 노래.
그리고, 그 노래가 시작한 후의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시작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건의 잠깐의 시간이었을 뿐이다. 폭풍 전의 고요였을 뿐이다. 모든 것을 휩쓸어갈 만큼 거대한 폭풍전의 잠시동안이었을 뿐이다.

그것이 전부 갑작스럽게 나를 부르는 노랫소리에 의한 거라고 생각하니,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울분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네가 지금 부르는 노래 때문이었냐..."


돌아오는 것은 침묵이었다.


"네가 나를 불렀기 때문에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부서진 거야....?"


또 다시 돌아오는 잠시의 침묵 후.. 소녀는 잠시 한숨을 깊게 들이신 뒤에 그것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은 오래 전부터 선택된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짊어지고 있던 숙명.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중의 하나.
운명이 당신을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뜻 모를 소리로 대답하고 있었다.


"..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당신의 숙명은 인류를 위협하는 악(惡)과 싸우는 것.
그것을 위하여 당신은 오래 전부터 제로 머신, 프레이야의 파일럿으로 선택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주인으로 말이죠."


나의 반박은 무시한 채, 소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쪽의 사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한 태도. 그것이 더욱 나를 더 화나게 할 뿐이다.


"별들이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은하 저 건너편에서부터 별들은 노래를 시작하여 구원을 원하였습니다.
그 구원이 바로 악을 멸하는 사도, 통칭 제로머신.
그 중에서도 초기에 만들어진 코드 네임 제로. 프레이야.
그것이 앞으로 당신이 타고 다니게 될 '영혼을 좀 먹는 인형'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울분이 터지려는 것도 한계점에 다다라 있다. 아무런 화풀이도 못하는 손은 덮여진 시트만을 꼬옥 손에 쥐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다.


"인형은 당신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에 의해 노래로 뒤바뀌어 당신에게 전해진 것이죠. 다만, 그것은 단순히 우리의 의지로 당신을 부르는 것만이 아닙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당신에게 전해진다면, 당신은 무언가 자신에게서 소중한 것을 잃고, 대신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거기에서 참고 억눌렀던 감정은 폭발하였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소녀를 노려본다. 그러나, 소녀는 역시 아무 반응이 없을 뿐이었다. 단지, 이어가던 말만을 끊어버릴 뿐이었다.


"누가 그런 '힘'을 얻고 싶다고 했어?! 내가 언제 그런 힘을 달라고 빌었던 적 있냐고??!!!!"

"....."

"소중한 것을 잃는 대신 얻는 힘 따위가 뭐가 필요해?!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힘 아니야?!

그딴 힘 따위는 얻고 싶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아!!! 단지, 내가 원하던 소중한 것들만이 영원해지기를 바랄 뿐이었으니까.....!!!!!!"


아저씨를 버리고 도망친 자신을 생각하며 그렇게 외쳤다.
아무 것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화를 내었다.


"그 힘을 얻게 되면 어떻게 하라고?! 그 인류를 위협하는 악(惡)과 싸우라는 거냐?! 내 목숨을 걸고서?!"


미안해, 아저씨.. 라며, 그런 생각 같은 것은 그 상황에서 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그 생각 속에는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 착한 녀석이 아니야!!
인류가 위험하다고? 그딴 거 내가 알 바가 아니라고!! 별들이 구원을 하던 사람이 죽어가던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야!! 내 자신의 행복만이 중요하니까!!!"


그 때의 공포심.. 그 때의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도망친 자신이..
이렇게 살아남은 목숨으로 이기심을 부리고 있는 자신이 최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진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그러니까, 나의 소중한 가족이 죽어 베푸는 마음 따위 잃어버린 나 같은 녀석은 다시 그 때의 시절로 돌아가 살아갈 것이다!!"


또 다시 울고 있었다.
화를 내며, 또 다시 울고 있었다. 그것도 누군가가 보고 있는 앞에서.. 그렇게 울분을 토하며 울고 있었다.

잠시 한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떨군다.
마음 속에 있던 남아있던 모든 감정을 털어 낸 뒤의 감정은 그야말로 하얀 백지 상태 같은.. 그러면서도 그 백지 속에 살짝 칠해진 검은색의 얼룩이 거슬리는 상태 같았다.


"뭐라고 말 좀 해봐.."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을 뿐이었다.
단지..
조금은 슬퍼 보이는 듯한.. 나와 같은 그런 이기주의적인 얼굴을 하고 있는 채로.

기가 막힐 뿐이었다.
분명히 자신의 입으로도 말했었다.
인형의 의지가 나를 부른 것이지만, 그것을 원했던 것은 '우리'라고.. 그 노래에 의해 나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그렇게 남의 행복을 짓밟아 놓은 녀석이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그것도 뭔가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이 아닌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뻔뻔해.


"..하하."


이기적이야.


".... 하하하하..!!


그렇게 누군가의 일상을 죽여버리고 싶었냐!!!!


"크으.... 하하하하핫....!!!!!!"


눈에 손을 얹고 어쩐지 크게 웃어버린다.
그것이 정말로 우스워서 그런지, 어이가 없어서 그런지는 본인도 잘 모르는 이상한 감정이었다.

다만..


"하하.... 하아.... 아.."


그런 모든 감정들이 뒤엉켜 허무밖에 남지를 않는 것이었다.

소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표정도 그 상태 그대로다. 화내기도 질려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모든 것에 자포자기를 해버리고 싶은 듯한 그런 느낌..


"그래.."


그래서, 아저씨가 꼭 살아남으라며 구해준 목숨이라는 것마저 망각해버린다.
살인기계에 쫓기고..
끝없는 동굴 속에서 고통을 겪었는데도..
도착한 곳에는 또 다른 적들이 있고..
그리고, 남은 것은 힘을 주겠다며 악(惡)이라는 녀석과 싸우라는 선택지 뿐.


"타주지.."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말해버렸다.


"그렇게 원한다면 타주겠다. 그 '프레이야'라는 녀석에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으로 그다지 보지 못할 눈물의 끝을 알리는 한 방울이 손등으로 떨어졌다.




어느 날에 다가온 이상한 운명 같은 일.
그 운명은 슬프기 그지없는 시작을 보여주었다.

2338년.
어느 날의 우주는 광대하다.

앞으로 시작될 슬픈 전쟁의 서곡과..
인류를 위협하는 악(惡)의 존재를 예고라도 하듯이.


Chapter /02/

[소년은 노래와 함께 전장의 속으로] - End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공지 처음온 사람들은 다메록(방명록)으로 갈 것. 마사 2006-07-29 89573
368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세계- 이그니스 imagefile 마사 2009-10-06 13986
367 흡혈귀의 집에 매드그래퍼의 사진을 걸다 file [3] 마사 2004-12-17 13758
366 [정말 인기 없는 엽기 소설]參 4화. [9] 한정의 2003-05-21 13314
365 뿔달린 M- horned M imagefile 마사 2010-12-04 13023
364 모험가 -4- 시드 2003-07-03 12477
363 프롤로그 - 전설의 시작. 아츠카이` 2009-12-22 12387
362 [시] 천년연화 *-Air-* 2003-07-18 12174
361 데우스엑스마키나의 세계 - 우주에서의 삶 imagefile 마사 2009-09-02 11743
360 초고속 인식의 영역 [1] 아츠카이` 2009-12-22 11600
359 Avatar the last airbender - 2장 19화 - The Guru (자막) imagefile 마사 2007-12-17 11540
358 말라붙은 죽음/얼음의 전사 imagefile 홀리좀비 2009-01-28 11412
357 환상 50/50제 2-15 가면무도회 imagefile [1] 홀리좀비 2009-07-28 11362
356 보급형 조립식 우주전함- imagefile 홀리좀비 2009-01-28 11308
355 리빙 실드 나이트/기간틱 핸드 나이트 imagefile 홀리좀비 2009-01-28 11186
» [SF] Song of Soul - (16) *-Air-* 2003-08-17 11020
353 벨비스 경의 마법검 모글레이Morglay imagefile 홀리좀비 2009-01-28 10891
352 환상 50/50제 2-11 겸제의 천칭 imagefile 홀리좀비 2009-07-28 10768
351 위대한 샌드골렘 '무너져 내리는 자' imagefile 홀리좀비 2009-01-28 10461
350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어버이 마사 2009-03-29 10322

Copyright © 2010 Ahnko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