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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인물이 현대에 나타난다면?

 

이것은 문학의 세계에서 유래 깊은 소재이다.

그리고 그 인물로 히틀러를 선정해서 화제를 모았고, 영화화까지 한 작품이 바로 독일작가 티무르 베르메스가 쓴 <그가 돌아왔다> 이다.

그런데 이 소설과 그를 각색한 영화판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매우 중대한 함의를 갖고 있다.

 

그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선 원작을 살펴보자.

 

2011년, 땅바닥에 누워있던 히틀러가 정신을 차린다.

그는 미래로 시간이동을 한 사람답게 처음에는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자기 시간대 기준으로 사물을 판단해 독자에게 웃음을 준다.

독일에 터키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 '오스만이 전세를 뒤집다니! 예상못했어!'라고 놀라워하기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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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아직 있다니! 게다가 독일 영토를 훔쳤어

 

....라며 폴란드 사람이 들으면 ㅂㄷㅂㄷ할 소릴 한다.

tv와 컴퓨터, 인터넷은 당연히 경이로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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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일이 많군.

하지만 먼저 이 망할 지뢰부터 다 찾아내야 독일의 군인들이 몸 성히 싸우겠지! 

 

 

그러나 현대에 히틀러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히틀러랑 똑같이 말하고 다닌 다는 것은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이를 코스프레하는 코미디언이라 생각한 지역방송사가 히틀러와 컨택해 그를 쇼에 부르며 소설은 궤도에 오른다.

 

자기 본명을 아돌프 히틀러라 이야기하는 그를 메소드 연기중이라 여기는 스탭등 아직까지 개그의 비중이 높지만

이 쇼에서 히틀러는 자기에게 주어진 인종차별개그를 거부하고

(집에 해충이 나오면 광대를 부르는게 아니라 구제업자를 불러야지!)

외국인이 판치고 타락한 현 독일 사회에 대한 비판을 외친다.

그의 발언은 코미디를 기대하던 독일인들에게 큰 논란을 일으키고 히틀러는 독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화제의 인물이 된다.

이제 '과거의 인물 현재로 오다' 물의 또 하나의 면, 현재 사회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대 독일을 비판하는 히틀러.

아이러니한가? 누가 누굴 비판한다고?

그런데 이 비판은 의외로 먹힌다.

히틀러는 다시 세력을 키우며, 그 와중에 자신을 공격하는 대형언론 빌트지를 감춰진 '나찌 협조'전력을 폭로해서 격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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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짜 히틀러니까 다 기억하고 있다고!

 

 

나찌에 협력했으면서 전후에는 나찌 비슷한 것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는 언론의 이중성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네오나찌도 진짜배기 히틀러 앞에선 제대로 반론도 못하고 깨져나간다.

좋은 말만 하려드는 진보 진영 역시 히틀러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건 당연.

그렇게 추종자와 적을 늘리던 히틀러는 결국 테러를 당해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입원해 있는 그에게 독일의 뭇 정당들이 러브콜을 보내온다.

그러나 히틀러는 자기 자신의 정당을 세우기로 마음먹되 '비오는 날에도 소풍은 갑니다.'라는 유화적인 슬로건을 선정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비오는 날에도 소풍은 갑니다.

이 슬로건이 말하는 것, 더나아가 이 작품의 결말이 말하는 것은 화해이다.

히틀러는 2차대전의 카오스를 불러온 그 사람이면서 동시에 현대 독일의 병폐를 지적하며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다.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이것은 결코 나찌의 옹호가 아니다.

원작에서, 돌아온 히틀러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주변 인물을 변화시키지만, 동시에 스스로도 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변한다.

2차 대전때의 자신이 결국 독일 민족을 구하지 못했다는 회한을 느끼고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서.

결말에서 그는 여전히 인종차별적인 면이 있고 전체주의적인 면도 있으나

-화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 화해는 독일국민과 나찌와의 화해가 아니라 독일 국민이 나찌를 묻어버리며 함께 묻어버린 민족주의, 국가주의와의 화해가 되리라. 

독일인들도 사람인데 애국심과 게르만 민족의 뛰어남을 말하고 싶으리라.

 

그러나 영화판 그가 돌아왔다는 확연히 다르다.

히틀러가 깨어나는 시기는 2014년이다.

너무나 변한 세상에 어리둥절하다가 tv 출연에서 현대독일을 향한 사자후를 통하는 것까진 동일하다.

그 결과 유투브 총통이 되는 것은 2014년 답다고 할까?

그러나 진짜 다른 점은 그 다음이다.

그는 결코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나찌의 히틀러 총통이고 그 상태로 수많은-

자신이 소외받는다,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독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 영화에는 모자이크된 인물이 여럿 나오는데, 실제로 일부 장면을 영화라고 알려주지 않은 일반인들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찍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히틀러에 대한 반응은 부정과 긍정이 섞여있다.

마침내 협조자였던 삼류 다큐멘터리 감독이 그가 코미디언이 아니라 진짜 히틀러라는걸 깨닫고 총을 겨누는 순간,

히틀러의 진정한 정체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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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숫제 화면을 바라보며 관객에게 직접 말한다.

영화판의 히틀러는 결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일개 인간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 모든 독일인의 내면에 잠들어있던 존재이며,

독일인들이 자신을 지지했던 것은 속아 넘어가서가 아니라 가치관을 공유했기 때문이며,

지금 자신이 나타난 것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라 바로 독일이 자신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독일이 처한 문제를 자신이 충분히 해결할수 있다고 말한다.

 

그 두려운 진실과 역사적 소명 앞에 소시민일 뿐인 다큐 감독은 그저 무력할 뿐이다.

결국 다큐 감독은 정신병원에 입원당하며 히틀러는 자신이 쓴 베스트셀러 <그가 돌아왔다>를 영화화로도 성공시키며 독일 대중들에게 하루가 다르게 인기를 끌어간다는 결말.

영화판의 결말이 말하는 것은 공포이다.

히틀러가 다시 돌아와 독일을 접수할 것이란 공포.

 

소설이 발간된 해는 2011년이고 극중 시간또한 2011년이다.

영화판이 개봉한 해는 2014년이고 극중 시간 또한 2014년이다.

두 시간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가?

시리아 난민 사태와 이로 인해 촉발된 이슬람과의 충돌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리버럴한 지역이었던 북서유럽이 우향우를 하고 있는 현실을 보라.

자유와 공존을 가장 크게 소리높인 지역에서 그 가치들이 의심받고 있다.

2011년이 불러온 히틀러는 인간이었으나 2014년이 불러온 히틀러는 괴물이었다.

시대가 그렇게 변한 것이다.

 

뭐 굳이 남 이야기로 끝낼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 역시 다민족 국가가 되었으며 무슬림의 숫자를 무시할 순 없다.

물론 일부 선동적인 주장에서 말하는 것 처럼 대한민국이 이슬람화될리는 없다.

한국인은 근본적으로 세속적인 사람들이고, 기독교가 급격히 세력은 넓힌 것은 구원자인 미국의 종교였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가 기복신앙이란 비판을 받는데, 사실 그게 한국인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닌가.

이미 한국은 구원자가 필요하지 않고 이슬람권에도 미국 같은 나라 없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이슬람은 한국 사회에 위협적이다.

우선 한국인 스스로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잘 다루는 재주가 시원찮을 뿐더러

한국의 이슬람 커뮤니티 역시 타국보다 더 융화적이지 않다.

한 예로 지금 자식들을 여성의 머리노출같은 종교 문제때문에 중,고등학교에 보내지 않는 무슬림 가정이 여럿이라 하는데-

과연 초, 중졸이 학력의 전부인 소수민족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얼 할수 있겠는가?

주류사회에서 유리된 무슬림 2세대가 sns의 급진적 메세지에 포섭되어 테러리스트가 된다.

유럽에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일어났던 일이다.

강남역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는 시대가 되면 그 테러 앞에서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진보세력은 '우리'의 적이 되어 박살이 나고 극우적인 정치인이 한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언젠가 대한민국이 히틀러를 불러내리라.

 

이것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가 이땅에서도 유효한 이유이다.

 

 

/오랜만의 소설&영화리뷰~

 

대한민국의 어둠이 걷히고 조금씩 빛이 보이는 희망찬 시기에 어두운 이야기를 해버렸군!

하지만 이렇게 앞을 내다보는 것도 분명 필요한 일이겠지.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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